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말에 잔인한 장면 각오하고 들어갔는데, 정작 영화가 끝나고 제 머릿속에 남은 건 폭력이 아니라 권력자들이 나누는 말 한마디 한마디였습니다. 2015년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정치인·재벌·언론이 어떻게 손을 잡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지를 세 남자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입니다.세 남자가 만들어낸 권력 카르텔의 민낯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악인이 따로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치깡패 안상구, 검사 우장훈, 논설주간 이강희. 이 세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권력의 톱니바퀴 안에 맞물려 있고, 어느 쪽이 가해자이고 어느 쪽이 피해자인지 경계가 흐릿합니다.안상구는 유력 대선 후보 장필우와 미래자동차 ..
2018년 1월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지만 입소문만으로 일주일 만에 1위를 탈환하고, 최종 342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예고편을 보고 "이병헌 망가지는 코미디겠구나"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갔다가, 후반부에 코를 훌쩍이며 나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줄거리 — 예고편이 감춘 이야기의 진짜 무게주인공 조하(이병헌)는 한때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까지 올랐던 복서입니다. 여기서 WBC 웰터급이란 세계복싱협의회(World Boxing Council) 산하 체급 중 하나로,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공식 타이틀을 뜻합니다. 챔피언 벨트까지 거머쥐었던 사람이 지금은 전단지를 돌리고 스파링 파트너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처지라는 설정이, 영화 초반부터 조하라는 인물에 묘한 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