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일 국내 개봉 첫 주, 존 카니 감독의 신작 은 약 3만여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원제가 인 이 작품을 저는 개봉 당일 혼자 보러 갔는데, 솔직히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처음엔 약간 당황했습니다.개봉 배경 — 원스에서 싱 어게인까지, 왜 이 감독인가존 카니 감독은 음악 영화 장르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6년 로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뒤, , 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품들은 모두 "음악으로 상처 입고, 음악으로 다시 일어서는 사람"을 그려왔습니다. 저도 이 세 편을 전부 극장에서 봤고, 특히 싱 스트리트의 OST는 지금도 제 플레이리스트에서 살아 있을 정도입니다.이번 작품은 그 연장선에서 기획된 것이 분명하지만, 국내 배급사가 원..
2007년 예고편만 보고 극장에 갔을 때, 저는 당연히 화끈한 좀비 액션 영화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가장 오래 머릿속에 남은 건 괴물과의 격투가 아니라, 텅 빈 뉴욕에서 마네킹에게 말을 거는 한 남자의 등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의 진짜 장르는 고독에 관한 드라마에 훨씬 가깝습니다.텅 빈 뉴욕, 그 외로움이 진짜 공포였다영화는 희망찬 뉴스 인터뷰로 시작합니다. 한 과학자가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을 완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화면이 바뀌고 3년 뒤, 뉴욕은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폐허가 되어 있습니다. 갈라진 아스팔트 사이로 풀이 자라고, 버려진 차들 틈으로 사슴 떼가 뛰어다니는 맨해튼을 빨간 머스탱으로 질주하는 로버..
평범한 시골 소녀가 사실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2018년 개봉한 박훈정 감독의 영화 는 저에게 그런 질문을 남긴 작품입니다. 신세계를 만든 감독의 신작이라는 말 한마디만 듣고 아무 정보 없이 극장에 들어갔다가,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는 휴대폰으로 김다미를 검색하고 있었습니다.스토리 — 10년을 기다린 반전의 설계도영화는 비밀 연구 시설에서 시작합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피험체의 처리 명령이 내려지고, 혼란 속에서 상처투성이가 된 소녀 한 명이 탈출합니다. 여기서 피험체란 연구 목적으로 신체 개조 및 능력 강화 실험을 받은 인간 대상자를 뜻합니다. 그 소녀는 이후 외딴 목장을 운영하는 노부부에게 발견되어 구자윤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10년 뒤의 자윤은 욕도 거침없이 주고..
2019년 개봉 7일 만에 손익분기점 350만을 돌파하고 최종 942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그 영화를 큰 기대 없이 봤다가, 극장을 나오면서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고 눈가가 젖어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가벼운 여름 코미디라고 생각했던 가 왜 그해 여름 극장가를 완전히 뒤집어놓았는지, 제가 직접 겪었던 반응과 수치를 함께 놓고 짚어보겠습니다.개봉 성적: 예상 밖의 흥행이 만들어진 맥락2019년 7월 31일 개봉한 는 장편 데뷔작을 내놓은 이상근 감독과, 주연 배우 조정석·윤아의 조합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 저는 B급 코미디 정도겠거니 하고 큰 기대를 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영화 전문 분석 지표인 손익분기점이 350만 명이었는데, 이 수치를 단 일주일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재난 블록버스터라고 생각했습니다. 혜성이 지구로 날아온다는 설정,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의 조합이라니, 당연히 폭발과 영웅담이 가득한 영화겠거니 했죠. 그런데 막상 재생 버튼을 누르고 나서 한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이건 재난 영화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를 그대로 찍어둔 거울이라는 것을.풍자의 날카로움 — 웃기는데 왜 이렇게 불편하죠일반적으로 풍자 영화라고 하면 적당히 비틀고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돈 룩 업은 그 선을 훨씬 넘습니다. 애덤 맥케이 감독은 빅쇼트(2015)와 바이스(2018)에서 이미 실화 기반의 신랄한 사회 비판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가상의 혜성 충돌이라는 설정을 빌려 훨씬 더 광범위한 대상을 겨눕니다.영화는 미시간 주..
히어로 영화를 보러 갔다가 극장을 나오며 한동안 말을 잃은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2019년 10월, 조커를 보고 나서 딱 그랬습니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라기에 큰 기대 없이 자리에 앉았는데, 영화가 끝날 때쯤 제가 보고 있던 건 악당의 탄생이 아니라 한 사람의 무너짐이었습니다. 아직도 극장 밖을 걸으며 느꼈던 그 먹먹함이 생생합니다.화려한 악당 대신 마주한 고담의 현실사실 저는 조커라는 캐릭터를 배트맨과 싸우는 화려한 빌런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원한 액션을 기대하며 들어갔는데, 첫 장면부터 완전히 다른 영화가 펼쳐졌습니다.광대 분장을 한 아서 플렉이 거울 앞에서 손가락으로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는 장면. 땀에 번진 눈 화장이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그 얼굴을 보는 순간, ..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오랜 시간 공들여 내놓은 신작 '호프'는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중심으로 한 화려한 캐스팅과 칸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된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은 SF 크리처 액션 영화입니다.황소의 상처로 시작되는 이야기, 괴물을 감춘 연출의 힘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로 보이는 시절, 휴전선 비무장지대 근처의 작은 항구 마을 호포항입니다. 이곳 경찰 출장소장 고범석은 육촌 동생 고성기 일행의 신고를 받고 시골길 한복판에 쓰러져 있는 황소를 확인하러 출동하는데, 소의 몸에는 거대한 짐승이 할퀸 듯한 커다란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곰이라기엔 상처가 너무 크고, 일행 중 누군가는 북쪽에서 가끔 호랑이가 내려온다더라는 동네 어르신의 말을 꺼내며 호랑이 소행이 아니냐고..
2015년 9월 24일 국내 개봉한 영화 '인턴'은 '왓 위민 원트', '로맨틱 홀리데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로 사랑받아 온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라는 세대를 대표하는 두 배우가 만나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까다로운 상사였던 그녀, 이번엔 CEO가 되었다'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까다로운 상사 밑에서 고생하던 앤 해서웨이가 이번에는 직접 회사를 이끄는 젊은 CEO가 되었고, 그 곁에 슈트를 차려입은 70세 인턴 로버트 드 니로가 나타난다는 설정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 영화입니다. 러닝타임은 121분,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국내에서는 개봉 첫 주 4위로 조용히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많은 분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작품 중 하나, '어바웃 타임'을 리뷰해보려 합니다. 약간의 판타지적 설정이 가미되어 있지만, 결국 이 영화가 담고 있는 건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자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까지도 포함합니다.과거로만 갈 수 있는 능력, 그래도 이뤄지지 않는 사랑은 이뤄지지 않습니다주인공 팀은 성인이 되는 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됩니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만 이 능력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는데, 자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순간으로는 이동할 수 있지만 미래로는 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팀은 이 능력을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여러 번, 다양한 방식으로 고백을 시도합니다. 하지..
2014년 개봉한 '루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입니다.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개봉 당시 극장에서 봤습니다. 예고편을 보고 꽤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기대만큼 뛰어나게 재밌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습니다.최민식과 스칼렛 요한슨, 그 조합이 신기했던 시절제가 '루시'를 극장에서 찾아본 이유는 사실 스토리보다 캐스팅 때문이었습니다. 최민식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여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나온다는 소식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처럼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자리 잡기 전이었기 때문에, 한국 배우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요 배역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극장을 찾을 이유가 됐습니다.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점, 상영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