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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5는 2026년 6월 17일 국내에서 먼저 개봉해 약 295만 관객을 모았고, 전 세계 누적 수익은 약 11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4편에서 우디가 완전히 떠났기 때문에, 솔직히 5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반가움보다 걱정이 조금 더 컸습니다. 극장을 나서면서는 그 걱정이 완전히 기우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장난감 시대의 위기, 제시가 마주한 현실
영화는 배송 사고로 무인도에 고립된 50개의 버즈 라이트이어 피규어들이 북극성을 우주 사령부라 믿으며 뗏목을 만들어 항해를 시작하는 장면으로 열립니다. 똑같이 생긴 버즈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극장 전체가 시작부터 웃음바다가 됐는데, 저도 배꼽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유쾌한 오프닝이 끝나고 이야기가 보니의 집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영화는 꽤 날카로운 이야기를 꺼내 들기 시작합니다.
보니는 여전히 상상력을 발휘해 장난감들과 놀지만, 옆집 아이들 앞에서 점점 위축됩니다. 제시는 그런 보니를 돕기 위해 직접 나서지만,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만 보고 있었고, 제시는 그 자리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합니다. '장난감의 시대는 끝났다'는 것. 이 장면에서 저는 제 방 한구석에 오랫동안 손대지 않은 물건들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찔렸습니다.
보니의 부모님이 사준 교육용 태블릿 릴리패드가 등장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됩니다. 릴리패드는 제시의 항의를 랩으로 바꿔 재생하거나 이름을 일부러 틀리게 부르며 무시합니다. 그런데 얄밉게도 릴리패드 덕분에 보니는 파자마 파티 초대를 받습니다. 여기서 이 영화가 단순한 장난감 대 전자기기의 대결 구도, 즉 이분법적 프레이밍으로 흘러가지 않겠다는 신호가 보였습니다. 이분법적 프레이밍이란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상황을 단순화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 영화는 그 함정을 교묘하게 피해 갑니다.
제시가 몰래 보니의 가방에 숨어 파티에 따라갔다가 차 안에 혼자 남겨지는 장면은, 제가 직접 보면서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3편과 4편을 거쳐온 관객이라면 그 쓸쓸한 실루엣이 단순한 장면 하나로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 보니가 스마트 기기에 빠지면서 장난감들이 순식간에 뒷전으로 밀려나는 상황
- 릴리패드가 보니의 사회적 연결을 실제로 이뤄주는 아이러니한 현실
- 제시가 차 안에 홀로 남겨지며 또 한 번 버려짐을 경험하는 감정선
- 구형 전자기기 스마티 팬츠, 아틀라스, 스내피와 손잡는 의외의 연대
포기하지 않은 제시는 불스아이와 함께 길을 나서다 우연히 옛 주인 에밀리가 살던 집에 닿습니다. 그곳에 사는 블레이즈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아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만, 보니처럼 친구 관계가 서툰 아이였습니다. 제시는 블레이즈의 방에서 오랫동안 잊힌 구형 전자기기들, 스마티 팬츠·아틀라스·스내피와 손을 잡습니다. 처음엔 전자기기라면 질색하던 제시가 스마티 팬츠 안의 게임에 푹 빠지고, 반대로 전자기기 친구들이 블레이즈의 상상 놀이에 어울리는 장면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면서 따뜻했습니다.
제시의 결말과 버즈 커플, 30년 시리즈의 대답
제시 일행이 보낸 메시지가 보니를 괴롭히던 아이들에게까지 퍼지면서 보니는 단체 채팅방에서 따돌림을 당합니다. 그리고 이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찾아옵니다. 보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던 릴리패드가 오히려 자신이 보니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자책에 스스로 기부 상자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그 장면에서 저는 릴리패드가 사실 제시와 똑같은 마음이었다는 걸 깨달았고, 이 영화가 처음부터 누구도 악당으로 만들지 않을 생각이었다는 것도요.
상처받은 보니는 제시를 찾는 일마저 포기하고, 제시는 또 버려졌다는 감정에 무너집니다. 에밀리와 함께 놀던 언덕 위 나무 아래 홀로 앉은 제시의 모습은, 제가 직접 보면서도 목이 메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에는 최근 새겨진 듯한 글귀가 있었습니다. '제시와 함께 놀았던 곳.' 그 아래 묻혀 있던 양철 상자 속에는 에밀리가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었고, 에밀리는 그 딸에게 제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줬던 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어쩌면 토이 스토리라는 시리즈가 30년 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한동안 보이지 않던 우디가 보 핍의 도움을 받아 돌아오는데, 세월 탓에 머리 도색이 벗겨지고 배까지 나온 모습에 장난감들이 경악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크게 웃어버렸습니다. 우디와 버즈가 릴리패드를 상대로 충전기를 뽑거나 음성 인식을 켜려고 "릴리!"를 외치며 쫓아다니는 장면은 시리즈 특유의 콤비 플레이 그대로라 반가웠습니다. 앤드루 스탠튼 감독이 니모를 찾아서와 월-E에서 보여준 특유의 감정 설계, 즉 유머와 감동을 교차하는 리듬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었습니다(출처: Pixar Animation Studios).
클라이맥스에서 릴리패드가 버즈 군단에게 드론 모드 업데이트를 해주며 모두가 하늘을 나는 장면은 짜릿했고, 그 하늘 위에서 버즈 앞으로 제시가 먼저 다가가 입을 맞추는 장면에서는 극장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그 순간의 공기는 글로 다 담기가 어렵습니다. 그걸 보고 처음엔 놀랐다가 이내 흐뭇하게 웃는 우디의 얼굴까지,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마침내 블레이즈가 보니의 집을 찾아오고, 두 아이는 버즈와 제시를 신랑 신부 삼아 결혼식 놀이를 합니다. 결혼식에서 던진 부케를 보 핍이 받는 작은 장면까지 사랑스러웠습니다. 쿠키 영상에서는 임무를 마친 버즈 군단이 놀이터 아이들에게 날아가 선물이 되고, 그걸 막으려던 선생님까지 슬쩍 하나를 챙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시리즈와 함께 자라온 관객들을 위한 선물 같았습니다. 버즈들 앞에 저그가 나타나 아들이라고 부르자 일제히 절규하는 장면은 오랜 팬이라면 반길 수밖에 없는 오마주였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카툰 렌더링이 쓰인 장면과 1~3편과 동일한 화면비로 돌아간 것도 반가웠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부른 삽입곡 역시 감정의 밀도를 한층 높여줬습니다. 전 세계 흥행 수익 11억 5천만 달러는 단순히 브랜드 파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 영화가 2020년대 관객에게 건네는 질문이 그만큼 보편적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출처: Box Office Mojo).
자주 묻는 질문
Q. 토이 스토리 5에 우디가 나오나요?
A. 네, 우디가 다시 등장합니다. 다만 주인공은 제시입니다. 오랜 바깥 생활을 거친 우디는 도색이 벗겨지고 배가 나온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그 등장 방식 자체가 팬들에게 웃음과 반가움을 동시에 줍니다. 보 핍과 함께 이야기의 중요한 순간에 힘을 보탭니다.
Q. 버즈랑 제시가 진짜 커플이 되나요?
A. 영화 내내 버즈가 고백 타이밍을 재다가 결국 제시가 먼저 다가가 입을 맞추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클라이맥스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에서 극장 전체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공식적인 커플 확정 장면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Q. 릴리패드가 악당인가요?
A. 처음엔 그렇게 보이지만, 결말에 가면 릴리패드도 제시와 똑같이 보니의 행복만을 원했다는 게 드러납니다. 자신의 실수로 보니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자책에 스스로 기부 상자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그 증거입니다. 이 영화는 누구도 악당으로 만들지 않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Q. 쿠키 영상이 있나요? 끝까지 봐야 하나요?
A. 네, 반드시 끝까지 보시길 권합니다. 임무를 마친 버즈 군단이 놀이터 아이들에게 날아가고, 이를 막으려던 선생님까지 하나를 슬쩍 챙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그가 등장해 버즈들을 아들이라 부르자 일제히 절규하는 장면은 오랜 팬이라면 특히 좋아할 오마주입니다.
Q. 토이 스토리 1~4를 다 보고 가야 재미있나요?
A. 5편은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지만, 에밀리와 제시의 관계나 우디의 이별 맥락을 알고 가면 감정선이 훨씬 깊게 다가옵니다. 특히 제시가 언덕 위 나무 아래에서 무너지는 장면은 2편부터 이어진 제시의 서사를 알아야 온전히 느껴집니다. 시간이 된다면 2편과 4편만이라도 미리 보고 가시면 충분합니다.
결론
토이 스토리 5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둘러싸인 요즘 시대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그 어느 쪽도 악당으로 만들지 않은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장난감이든 전자기기든 결국 아이의 행복이라는 같은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것. 제가 직접 극장에서 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버려진다는 두려움과 함께한 시간의 의미를 동시에 짚어주는 제시의 서사가 어릴 때부터 이 시리즈와 함께 자라온 저를 향해 말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꼈던 마음과 함께한 기억은 결코 의미 없지 않다는 것. 토이 스토리 5는 저에게 그 이야기를 가장 솔직하게 들려준 작품입니다. 아직 보지 못했다면, 쿠키 영상까지 자리를 지키시기를 권합니다.